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은 지난 6월 강원도 춘천시 인근에 설치해 둔 적외선무인센서카메라에 온몸이 하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담비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흰 담비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4번째로 2005년에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18년과 2020년 4월 설악산국립 공원에서도 흰 담비가 포착된 바 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발견한 흰 담비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멜라닌 색소가 결핍되어 온몸이 하얗고 빨간색 눈을 가진 알비노 개체와 달리 정상적인 눈동자 색을 가졌다. 또한, 몸 일부에 황색털이 있는 점으로 판단할 때 수정란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전체 혹은 일부의 색소세포에 변이가 일어나는 루시즘(Leucism, 백변증) 개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색 변형 증상을 나타내는 동물은 보호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천적에게 쉽게 발견되거나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에 발견된 흰 담비는 이미 다자란 성체로 자연에서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담비는 보존이 잘된 산림생태계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 으로서 호랑이를 공격할 정도의 용맹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태계 내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4년부터 18년까지 조사된 제4차 전국자연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전국 755개 지점에서 담비의 출현이 확인될 정도로 국토 전반에 분포하고 있으나, 서식지역이 주로 내륙 산간지역에 한정되어 있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 하여 보호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2020년 전국자연환경조사의 상반기 조사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15종, Ⅱ급 47종 등 총 62종의 멸종위기 야생생 물의 서식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포유류 조사에 적외선무인센서카메라를 적극 활용하여 조사과정에서 야생동물이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생물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자연에 더욱 근접한 생태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생태연 구와 조사를 수행하고 우리나라 자연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보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업환경뉴스 = 윤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