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충남 공주시 탄천면 피해지역에 이어 논산시 성동면을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대통령은 먼저 공주 탄천면 대학리의 농작물 침수 현장을 방문했다. 대통령이 방문한 비닐하우스는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내부의 작물은 잎사귀까지 토사로 뒤덮여 있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 가을에 출하하려던 사과대추가 피해를 입었다 ” 며 대통령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했고, 김천기 이장은 마을에 배수펌프가 없어 인근 금강 물이 작물을 덮쳤다며 배수펌프 설치가 필요하다“고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또 현장에 동행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작물들이 신품종이라 보험처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통령은 "배수펌프는 물론이고, 농작물 피해 보상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정 장관에게 주문했다.
대통령은 현장에서 복구를 지원하고 있는 32사단 장병들을 만나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가 많다"고 격려했고, 장병들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은 바로 이어서 인근 축사를 방문해 수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했다. 축사 주인은 "축사에 3m가 넘게 물이 차올라 소 33마리 중 22마리가 사라졌다 " 며 " 특히 소는 물이 차올라도 주인이 데리고 나가지 않는 한 도망치지 않는데도 피해가 컸다"고 눈시울을 붉혔고, 이에 대통령은 피해 주민의 손을 잡고 위로와 지원을 약속했다.
현장에서 대통령을 만난 또 다른 주민이 눈물을 흘리며 지원을 호소하자 대통령은 " 예산을 충분히 투입해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겠다. 걱정마시라"고 주민을 위로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축사 복구를 지원하던 32사단 김관수 사단장으로부터 68개 지역에 1,300명 장병을 투입해서 재난 극복을 돕고 있다고 상황을 보고받고 "분뇨 냄새가 나는데도 장병들이 고생이 많다. 우리 장병들 밖에 없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한편, 대통령의 방문과 위로에 축사 주인은 뻘로 뒤덮인 현장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는 기적도 있었다며, 수해로 힘이 빠진 어미소가 출산을 힘들어하자 장정 4명이 출산을 도와 송아지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축사를 떠나기 전 직접 어미소와 송아지에게 여물을 주고 우리 장병들에게 "수고하시라, 화이팅!"이라고 했고 장병들은 "충성"이라고 경례하며 감사를 표했다.
축사를 나온 대통령은 인근 대학2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20여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대통령을 만난 마을 이장은 "마을 지대가 얕아서 상습적으로 침수가 된다"며 "배수펌프장을 설치하고 하천 정비도 해주셔야 주민들이 편하겠다"고 지원을 요청했고 대통령은 "준설도 하고 배수 펌프시설도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은 이어서 "다행히도 주택은 많이 파손되지 않은 것 같은데 농작물 피해가 커서 안타깝다. 오늘 충남지사, 농림부 장관이 같이 왔는데 직접 상황을 봤으니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정부가 원상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하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특히, 대통령이 "농산물 피해 현황을 살펴서 가을추수가 정상적일 때와 다름없도록 지원할 수 있게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하자 주민들은 입을 모아 감사를 표하며 박수를 보냈다.
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한데 더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대비책 마련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기존 배수장 용량은 평균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했는데 이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눈, 비, 가뭄이 많아져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1년에 내릴 비가 사흘 동안 내리는 이런 현상이 일반화 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하천 정비계획을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가 태평양도서국 등 다른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도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을 당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논산시 성동면을 찾아 수해로 피해를 입은 수박농가와 육묘장을 둘러봤다.
대통령은 먼저 이번 호우로 물에 잠긴 수박 재배농가를 방문했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대통령에게 "이 지역은 논산천과 금강천에 인접한 저지대로 인근 둑이 무너져 수박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잠겼다"며 상황을 보고했다.
대통령이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직접 물에 잠긴 수박을 만져보며 "이걸 수확할 수 있느냐"고 묻자, 백 시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고,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 지역 수박농가의 80퍼센트 정도는 보험에 들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나머지 농가들은 시름이 크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통령을 만난 한 주민이 "대통령님 큰일났습니다. 도와주세요"라며 호소하자, 대통령은 피해주민의 손을 꼭 잡고 "많이 놀라셨겠다. 우리 정부가 긴축재정을 유지하는 것은 이럴 때 쓰려고 돈을 아낀 것"이라며 "재난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복구 노력을 하는데 당연히 정부가 도와야 하지 않겠냐"고 주민을 위로했다.
대통령은 또 주민 옆에서 현장을 지원하던 논산시청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어느 부서에 근무하냐"고 물었고, 시청직원이 “미래전략실입니다”라고 답하자, "사무실에서 펜을 들고 일하는 직원들까지 나온 것을 보니 비상시국이 맞는 것 같다. 이렇게 함께 힘을 모으면 어려움도 곧 극복하지 않겠냐"며 일선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이에 백 시장은 "피해가 큰 지역은 시 공무원들을 적극 투입했다"고 답했다.
대통령은 이어서 인근 마을의 방울토마토와 오이, 상추 등 묘종을 키우는 육묘장을 방문했다. 대통령이 방문한 육묘장 비닐하우스는 성인남자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서 웃자라버리거나 시들어버린 묘종들로 가득했다.
주민들은 "묘종은 크기가 작아야 하는데 콩나물같이 키가 크게 자라서 못쓰게 됐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곁에 있던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물에 빠진 묘종은 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다 복구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겠다. 이럴 때 돈을 쓰려고 정부가 그동안 재정을 아껴왔다"며 주민들을 위로했고 주민들은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나며 "어제 방문했던 경북은 인명피해가 크고 충청과 전북지역은 농작물 피해가 커 안타깝다. 벼농사는 물이 빠지면 괜찮을 수 있는데 콩이나 깨 같은 작물이 많이 유실된 것 같다"며 현장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오늘 현장에는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을 비롯하여 김태흠 충남지사, 최원철 공주시장 및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했습니다.
한편, 마침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을 넘으면서 하루종일 내리던 비가 멈추며 서쪽 하늘부터 햇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농업환경뉴스 = 윤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