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가·취미생활용, 교육·체험용 등 다양한 이유로 텃밭이나 주말농장을 가꾸는 도시농업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내 베란다에서 재배하는 농작물도 텃밭의 무법자로 불리는 해충의 침입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도시농업인은 재배농작물 선정이나 씨뿌리기, 아주심기, 영양관리 등 여러 가지 사전지식을 습득하기 전에 덜컥 해충이라는 무서운 강적을 맞닥뜨리기 일 수 있다. 하지만 해충 관리만 잘하면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전문 도시농업인이 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과학원은 최근 도시민들의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한 천연재료를 이용한 텃밭 해충관리기술을 밝혔다. 주요 관리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도시농업인의 해충방제
도시농업인들이 텃밭에 주로 심는 농작물에는 크게 잎을 먹는 채소, 뿌리를 먹는 채소, 열매를 먹는 채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잎을 먹는 채소로는 상추, 배추, 파, 깻잎, 쑥갓, 시금치 등이 있고, 뿌리를 먹는 채소로는 무, 당근, 감자, 고구마 등이 있으며, 열매를 먹는 채소로는 고추, 가지, 오이, 방울토마토 등을 주로 재배합니다.
진딧물진딧물 총채벌레총채벌레 달팽이달팽이
텃밭재배를 시작한 도시농업인들에게 지긋지긋한 존재는 농작물에 발생하는 진딧물, 총채벌레, 잎벌레, 나방, 달팽이 등 다양한 해충입니다.
이러한 해충은 크기가 작고 개체 수도 많은데다 총채벌레나 잎벌레와 같은 종은 땅속에 번데기나 애벌레 상태로 있기 때문에 손으로 일일이 잡기도 어렵고, 비닐이나 망을 씌워도 막기 힘듭니다. 또한 농약사용이 용이한 환경도 아니기 때문에 도시농업인의 고민이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쉽게 해충을 막을 수 있는 대안책이 바로 천연방제제입니다. 천연방제제는 맥주, 막걸리와 같은 주류나 우유, 달걀, 마요네즈 등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천연방제제는 일반 농업인이 사용하는 농약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고 해충 방제까지 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그렇기에 본인이나 가족이 먹을 농작물을 재배할 경우 해충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방제기피제 만드는 요령
난황유
잎응애, 진딧물, 총채벌레 등은 난황유를 이용해서 방제할 수 있습니다. 난황유 제조 및 방제 방법은 달걀노른자 1개에 물 10L 정도를 넣고 식용유 30~50ml를 넣어 믹서로 3분 정도 섞어 줍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분무기 등에 담아 농작물 잎의 앞뒷면에 충분히 뿌려주면 방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주류
먹다 남은 맥주 또는 막걸리를 50ml의 작은 용기에 담고 담배 1개비 분량의 가루를 섞어 저녁 무렵, 밭에 용기의 높이에 맞춰 구덩이를 파고 넣어두면 민달팽이를 끌어들여 잡을 수 있습니다. 이때 용기의 높이와 지면의 높이를 일치시켜줘야 합니다.
설탕물
진딧물, 응애는 우유(약 180㎖)에 백설탕 2스푼(큰술)을 섞어 잘 녹인 후 분무기 등에 담아 해충이 있는 잎 뒷면에 뿌리면 방제됩니다.
비눗물
진딧물, 응애는 천연 물비누 2스푼(큰술)에 물 1L를 섞어 분무기를 이용해서 뿌리면 방제할 수 있습니다. 합성비누나 세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마요네즈
물과 마요네즈를 50:1의 비율로 섞어서 뿌려주면 진딧물을 잡을 수 있습니다.
식초
나방류 애벌레, 진딧물 등은 물 1L에 식초 20㎖를 섞어 뿌리면 잡을 수 있습니다.
식물추출물
마늘이나 고추 등의 부산물을 1.5L 패트병 등에 넣고 물을 섞어 2~3일 우려내거나 끊인 다음 채로 거른 물을 뿌립니다(50배 희석).
소주, 식초 등과 혼합해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돼지감자, 담배 등의 잎이나 자리공 뿌리를 끓여낸 물을 약 200~300배 희석하여 살포하여 방제합니다.(물 2~3L에 추출액 10㎖ 정도)
천연 재료를 이용한 방제기피제 제조 주의사항
천연 농약을 만들 때 사용할 물은 생수나 수돗물 등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수지, 개울물, 지하수 등은 물속에 불순물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섞어 쓸 때 엉김이 생길 수 있고 뿌옇게 혼탁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경우 식물 추출물을 이용할 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식물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독초일 경우 만들 때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재료를 함부로 섞어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경우 살충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천연방제제 처리는 아침 해가 뜰 무렵이나 해질 녘에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날씨가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이 더 좋습니다. 대기 중 습도가 높으면 천연방제제의 효과가 더욱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한낮에 살포하는 경우 고온으로 인한 약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의 경우 살포 방법에 따라 분사량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부분적으로 살포해 보고 1~2일 후 경과를 살펴보아 식물체에 피해는 없는지, 확인 후 본격적으로 살포하길 권장합니다.
과도한 살포는 식물체에 피해를 줄뿐 아니라 작물 주변의 천적이나 지렁이 등 익충에도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 등과 섞어 쓰는 배수는 해충의 발생이 밀도에 따라 권장농도 범위 내에서 농도를 조절하여 살포합니다.
(농업환경뉴스 =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