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내외의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조직 내부는 물론 다른 정부 기관, 지자체, 업계 등 외부 조직과의 횡적 협업을 강화함으로써 연구개발과 기술보급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 ‘융복합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앞서 지난해 11월 농업 분야의 연구개발(R&D) 공공성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연구성과를 창출함으로써 미래농업혁신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농업연구개발 혁신전략’을 수립 · 발표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가 당면한 핵심 농업 현안을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융복합혁신전략팀’의 주도 아래 융복합협업이 필요한 국가 임무 중심 정책 주도형 ‘종횡무진 프로젝트’ 5가지를 선정했다. 또 다양한 전문가의 소통을 통해 창의적인 신기술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유레카 프로젝트’ 6가지도 선정했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융복합협업 프로젝트는 기존 연구개발 및 기술보급체계와는 업무 추진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기존 연구체계에서는 연구사업, 기술보급사업, 정보화 사업이 각각 추진되고, 연구사업이 종료된 뒤에 기술보급사업이나 정보화 사업을 착수하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길고 결과가 늦게 나왔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융복합협업 프로젝트는 연구(청·도원)-지도(센터)-정보가 최대한 함께 사업을 수행하여 최단기간에 연구성과를 현장에 확산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로젝트의 성과 확산 측면에서 농협, 민간업체, 생산경영체, 협회 등과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정책효과와 기술확산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쌀가루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대외 협력체계 및 쌀 가공산업 활성화 TF 조직도 >
조남준 연구정책국장은 “그동안 농업연구가 조직이나 전공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융복합협업 프로젝트는 목적을 중심으로 하면서 조직과 전공이 다른 전문가들이 함께 기획하고 연구한다는 점이 다르다. 우리 농촌진흥청은 식량, 원예, 축산, 농업기반을 연구하는 4개 과학원으로 나누어져 있어 분야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가루쌀 산업 활성화와 같이 작물-환경-공학-식품 등 다양한 영역이 연계된 난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구조이다.” 며 “융복합협업 프로젝트는 품종-재배-기계-가공-유통 등 전체 가치사슬 단계의 전문가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과제를 기획·추진하므로 그동안 해결하기 어려웠던 난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11개 융복합 프로젝트 선정 과정과 주요 사례>
11개 융복합 프로젝트는 농진청 내 4개 과학원의 전문가들이 횡적으로 연계하여 문제를 도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협업할 것인지를 매주 ‘중점과제협의회’를 통해 심도 있게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정했다.
현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도 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와도 긴밀히 소통하는 절차도 밟았다. 최대한 단기간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11개 프로젝트별 구체화된 목표, 전략 및 로드맵도 수립하였다.
< 치유농업 활성화 및 확산체계 >
농업 현안 해결을 위해 ‘종횡무진’으로 선정된 프로젝트는 식량주권을 뒷받침하는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 개발 및 현장 확산’, ‘가루쌀 산업 활성화’, ‘사료작물 자급률 향상’과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국가 농작물 병해충 예찰·예측 개선’, ‘치유농업 활성화’의 5개 사업이다.
기술혁신형 프로젝트인 ‘유레카 프로젝트’로는 ‘농식품 부산물 업사이클링’, ‘수요자 중심의 기능성 연구’, ‘디지털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 확산’, ‘여름배추 안정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준고랭지 생산기술 개발’, ‘탄소중립을 위한 바이오차 실용화’, ‘사료 곤충 활용 자원순환 모델’ 등 6개 과제를 기획했다.
<융복합협업 기반 혁신 프로젝트 추진 사례 Ⅰ_밭작물 기계화>
밭작물 기계화를 융복합 협업으로 해결하기 위해 4개 과학원 전문가들이 모여 분석한 결과, 재배면적, 노동부담을 고려할 때 기계화가 가장 시급한 밭작물로 양파·마늘을 선정하였으며 농작업 중 파종·정식과 수확의 기계화가 중요하였다(중점과제협의회, ’23.2.8.).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들과 논의한 결과 양파·마늘의 기계화율은 지역별 편차가 매우 심해 수확 작업의 50% 이상을 기계로 수확하는 지자체가 있는 반면, 품종이나 토양특성 등의 차이로 기계화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지자체도 있었다(시군 간담회, ’23.2.22., 3.21.).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과학원의 기계 개발자, 토양 전문가, 기상 전문가, 원예과학원의 양파·마늘 전문가 등을 모아 파종·정식(육묘)-재배-수확-저장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기계화 저해요인을 분석하고 양파·마늘 중심의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 개발 및 현장 확산’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다(종횡무진 발대식, ’23.3.27.). 이를 기반으로 농식품부-농진청-도 농업기술원-농협-농기계조합 등 중앙-지방, 민-관이 원팀을 이뤄 전국 13개 시군 20개 지역에서 지역별로 기계화 저해 요인별 개선기술을 실증하고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융복합협업 기반 혁신 프로젝트 추진 사례 Ⅱ_병해충 예찰>
과수화상병 피해 확산, 전북지역 벼 도열병 돌발 발생 등 기후변화, 외래병해충 등의 유입에 의한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4대 과학원 병해충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의 개선방향을 논의하였다(전문가 워크숍, ’23.1.12∼13). 현재 시군센터에서 월 2회 육안 조사 후 입력하는 병해충 예찰 자료로 농업인에게 병해충발생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앞으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 병해충을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병해충발생정보를 볼 수 있도록 NCPMS를 개선하기 위해 ‘농작물 병해충 예찰·예측 개선’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다(3.27.).
기존 사업체계에서는 기술개발(∼’24) → 기술실증(’25) → 정보화 예산확보(’26) → 정보화사업(’27∼’28)로 ’29년에 농업인에게 서비스하게 될 예정이었으나, 연구-지도-정보 분야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통해 ’20∼22’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23년 병해충 예찰에 우선 활용(예찰요원 교육, 4.7.)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연구-지도-서비스 구축 기간을 단축하여 ’26년부터 실시간 병해충발생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식량난 등 다양한 분야가 협업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난제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개발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융합과 협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이어 “첨단 식품기술, 친환경 생명공학 산업 육성 정책을 융복합협업 연구•개발(R&D) 통해 해결함으로써 윤석열 정부 R&D 혁신의 모범 사례를 선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농업환경뉴스 = 윤준희 기자)